ABOUT
TEACHER
선생님 소개
음악 문맹에서 상대음감 전문 레스너가 되기까지,
저의 음악 성장 이야기를 전합니다.
음악 문맹으로 시작한 나의 이야기
저는 예술고등학교에 플룻 전공으로 입학했지만,
당시 턱걸이로 입학한 부족한 실력이었습니다.
피아노를 오래 쳤고, 공부를 꽤 하니 작곡을 해보면 어떻겠냐는 권유에
클래식 작곡으로 전공을 바꾸게 되었습니다.
책상 앞에서 앉아서 오선지와 씨름하는 시간은 힘들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제 발목은 잡은 것은 '음감'이었죠.
상대음감이 아닌.. 그냥 無음감에 가까운, 음치였습니다.
악보를 봐도 소리가 떠오르지 않고,
음을 들어도 어떤 음인지 전혀 알 수 없었습니다.
영어로 비유하면 reading과 listening이 되지 않는 상태에서
영어 에세이를 써야 하고(작곡), 영문법 문제를 풀고(화성학), 듣고 받아 적어야 했습니다(청음).
언어는 후천적 학습이 충분히 가능합니다.
유학 생활 없이도 수준급의 외국어 실력을 가지게 된 분을 적지 않게 볼 수 있죠.
그런데, 시창청음은? 절대음감은? 상대음감은?...
제가 고등학교 1학년이었던 2009년도에는 시창청음에 대한 정보가 너무나 없습니다.
저와 같은 無음감(또는 훈련되지 않은 상대음감)이,
시창청음을 훈련해서 → 실력이 향상되어 →
중상위권 대학의 작곡과에 진학했다는 소식, 정보, 인터넷 글을 거의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또한 상대음감을 전문적으로 가르치는 시창청음 선생님은 당연히 없었습니다.
상대음감을 어떻게든 얻고 싶었습니다.
고등학교 1학년.
절대음감인 작곡 선생님께서 시창 연습을 해야 된다고 말씀해 주셨지만
'절대음감 선생님'의 말을 신뢰하지 못하고,
'과연 시창 연습을 한다고 해서.. 실력이 늘까?' 의심하며 연습도 마음을 다하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1년이 지나고 보니 당연히 실력은 향상은 더뎠습니다.
여전히 내청이 되지 않아 작곡, 화성학을 할 때 일일이 피아노로 쳐가며 확인해야 했습니다.
절망적이었습니다.
'이렇게 해서는 작곡과 입시는 커녕 음악 자체를 놓게 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더 이상 물러날 곳이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나와 같은 無음감이 '과연 어느 정도까지 향상될 수 있는지'조차 모른 채...
시창청음에 필사적으로 매달리기 시작했습니다.
물러설 곳이 없었습니다.
고등학교 2학년.
현재는 절판인 『사무엘 에들러 시창』 책을 붙잡고,
단2도부터 시작해 모든 시창문제를
정확히, 완벽히 부를 수 있을 때까지 반복했습니다.
그러나 책으로는 부족함이 느껴졌습니다.
문제를 통째로 외웠을 뿐, 초견 시창에서는 여전히 흔들렸습니다.
그래서 저는 저만의 시창 연습 법을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매일 피아노 앞에 앉아, 2~4시간씩 시창 연습을 하며
음정을 부르고, 외우고, 떠올리는 방법을 체계화해나갔습니다.
그때부터 실력은 빠르게 성장했습니다.
음을 들을 때 '부정확한 음'이 아닌, '정확한 음정'으로 들리기 시작했고,
시창도 내청도 피아노 없이 자신있게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3년간의 청음 실력 변화는 아래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겪어본 사람만이 아는 불안과 외로움
매일 시창 연습을 하다 보면 목이 쉬어 목소리가 나오지 않았고
'조금만 더 연습하면 완벽하게 외울 것 같은데..'하는 마음에
입을 닫고 허밍으로라도 연습을 했습니다.
그렇게 몰입하며 연습하다가도 문득
'내가 시창청음 연습에 쏟는 시간 동안.. 절대음감은 작곡, 화성학, 수능 공부를 더 하고 있겠지'
라는 생각도 저를 힘들게 했습니다.
완벽하게 모든 음정이 들려 엄청난 성취감을 느낀 날도 있었지만,
음정 한두 개를 놓쳐서 그 뒤로 음이 다 엉키는 좌절감은 더 컸습니다.
'내가 효율적으로, 효과적으로 연습을 하고 있는 게 맞을까?'
'시험 전까지, 내가 목표하는 수준의 음감에 도달할 수는 있을까?'
물어볼 곳이 없는 막연함에 올라오는 불안과 외로움에 지치기도 했습니다.
겪어본 사람만이 아는 이런 감정적인 부분도
함께 컨트롤 하고 다독여줄 수 있는 선생님이 되고자 노력합니다.
블로그 관련 글
[청음 팁👂] 지나친 걱정을 하지 않아야 음정이 더욱 잘 들린다
모든 오답에서 이유와 해답을 찾았습니다.
고등학교 3학년 여름.
초견 시창이 완벽해질 정도로 음정을 완벽하게 외웠습니다.
그러나 부르는 실력과는 별개로, 청음에서는 계속해서 틀리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단음정인데 왜 밝게 들리지?'
'증4감5도인데 왜 안정감 있게 들리지?'
'임시표가 있는데 왜 임시표 느낌이 안 들지?'
'이렇게 빠른 16분 음표는 어떻게 더 정확하게 듣지?'
등등..
틀리는 맥락들을 집요하게 찾고, 이유를 분석하고, 어떤 연습이 필요한지 찾고자했습니다.
이 과정 덕분에 상대음감에게 어려운 맥락을 꿰뚫게 되었고,
저의 레슨 실력으로 연결 되었습니다.
그리고 결국,
작곡과 입시.
작곡, 화성학, 청음, 피아노, 수능, 내신 모두를 종합 분석하여
숙명여대(작곡과), 중앙대(작곡과), 건국대(음악교육과)에 지원하였습니다.
감사하게도 숙명여대와 중앙대는 최초 합격을 하였고,
건국대는 시험을 응시하지 않았습니다.
숙명여대의 12년도 청음은 연세대보다도 어려웠다는 평이었습니다.
절대음감 학생들도 당황할 정도의 난이도였죠.
그 해 합격한 동기 중 상대음감은 저 혼자입니다.
무음감으로 시작한 사람이,
이제는 음정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저는 단지 음악적인 재능으로 이 자리에 오지 않았습니다.
음감이 없던 사람도, 훈련으로 이렇게까지 도달할 수 있다는 것을
제 삶 전체를 걸고 증명해왔습니다.
지금도 저는 그때처럼 단 한 명 이라도, 자신의 가능성을 의심하는 이가 있다면
'음정은 외워지는 것이다.'라고 말해주고 싶습니다.
이 단순한 진실 하나로, 지금도 수많은 수강생들이
자신의 음악을 새롭게 열어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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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한 것을 가르쳐서는 안 된다.